선거이론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 1948년 대통령선거가 포지티브 캠페인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실용주의 철학자로 이름난 공화당의 존 듀이와 민주당의 해리 트루먼후보가 대결한 당시 선거에서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의 이름 한번 거명하지 않고 자신의 장점만을 내세웠다.
88년 민주당 마이클 듀카키스와 공화당 조지 부시후보의 대통령선거전은 네거티브 캠페인의 전형. 부시측은 듀카키스가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석방한 한 강간범이 출소 후 재범한 사실을 끄집어내 “범죄에 대해 이렇게 관대한 후보를 지지하겠느냐”고 집중 호소, 초반의 열세를 뒤집고 승기를 잡았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일차적으로 열세에 몰렸을 때 주로 사용된다. 한나라당 자민련 민국당등이 DJ정부에 대해 색깔론과 지역감정을 들먹이는 것도 열세라는 생각 때문. 민주당도 지금까지는 한나라당 공천파동의 반사이익을 즐기고 있지만 언제 네거티브전략을 강화할지 모르는 상황.
네거티브 캠페인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사실이 분명할 경우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설. 9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아들 병역시비가 위력을 발휘한 바 있다.
그러나 네거티브 캠페인이 많아질수록 투표율이 낮아지고 정치에 대한 신뢰가 상실되는 것도 사실. 이같은 퇴행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당이 자기 정책을 확실히 하고 유권자들도 혈연이나 지연 등 감정요인이 아닌 정책에 따른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처방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