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비운의 장군 장태완, 재향군인회장직 곧 사퇴

  • 입력 2000년 3월 7일 20시 06분


79년 ‘12·12’사태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신군부측에 맞서다 고초를 겪었던 장태완(張泰玩)재향군인회장이 7일 민주당에 입당했다.

장씨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600만 제대군인들의 권익과 복지를 보장하고 80년대 초 내가 신군부의 반란을 막지 못해 이들에게 박해를 당했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돕기 위해 입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12·12’사태 당시 부하들에게 붙잡혀 연금됐다가 강제 예편됐으며 그 충격으로 부친과 외아들이 세상을 떠나는 등 아픔을 겪었다. YS정권이 들어선 뒤 ‘12·12’사태가 재조명되면서 장씨는 ‘군인의 표상’으로 부상했고 15대 총선 때는 여야 모두 장씨를 영입하려 했으나 장씨는 거절했다.

그러나 장씨의 이번 입당은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열흘전쯤 장씨의 민주당 입당설이 나돌자 재향군인회는 홈페이지에 이를 부인하는 글을 올렸다. 장씨는 “당시 지방출장중이어서 아랫사람들이 나에게 물어보지 않고 그냥 올린 것 같다”고 해명했으나 당안팎에서는 “뭔가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4월22일 임기가 만료되는 장씨는 조만간 재향군인회장직을 사퇴할 예정으로 민주당은 장씨를 비례대표에 배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기대기자> 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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