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논산-금산 지구당 개편대회를 갖고 충청권 바람몰이를 계속.
대회장인 논산시민회관에는 ‘한국의 희망 이인제를 아십니까’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흡사 ‘이인제 대통령후보 추대식’ 같은 분위기를 연출. 시민회관 주변에는 미처 회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당원과 주민들이 곳곳에서 장사진.
이위원장이 대회장에 들어서자 사회자는 “충청도가 똘똘 뭉쳐 이인제국회의원, 이인제대통령을 만들어 내자”고 호소. 이만섭(李萬燮)상임고문은 축사에서 “이인제후보가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할 것으로 확신하게 됐다”며 거들었고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부터 바통을 받으려 준비하고 있는 여러 젊은 지도자들 중 이위원장이 가장 선두에 서있다”고 가세.
이위원장은 이에 대해 “일제 시대에는 독립운동 지도자, 빈곤의 시대에는 산업화 지도자, 독재시대에는 민주화 지도자가 필요했으나 지금은 미래의 새 시대를 열어갈 새로운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면서 “이인제가 세계화 정보화시대를 이끌어 가겠다”고 열변. 이위원장은 이어 정치개혁 경제도약 민족화해 등 대선에 어울릴 만한 국가적 공약을 제시.
한편 이날 대회에는 이협(李協) 김영진(金泳鎭) 신낙균(申樂均)의원과 대전 충남북 지구당위원장 20여명이 참석.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서울의 용산(위원장 진영·陳永) 마포갑(박명환·朴明煥) 송파갑(맹형규·孟亨奎) 서대문을(정두언·鄭斗彦), 경기 고양덕양을(김용수·金龍洙) 등 수도권 5개 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 수도권 세몰이에 박차.
이총재는 이날 네거티브 캠페인 지양 지시를 내린 데 이어 지구당 개편대회 연설에서도 지역감정 유발 및 상대당 비방 등의 수위를 낮췄다. ‘4자 필승론’ 책임 운운하며 지역감정 공방에 가세했던 이총재의 태도 변화는 쏟아지는 언론의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
대신 이총재는 경제수치를 들어가며 현 정부의 실정을 비판. 그는 “이 정권 들어 잘사는 20%는 더 잘살게 되고 못사는 80%는 더 못살게 돼 빈부격차가 79년 이래로 가장 벌어졌다”며 △20%의 부자들이 국민소득의 40%를 차지했고 △지난 1년 사이 도시빈민은 0.9%에서 1.9%로 두배 이상 증가했으며 △대졸 실업자도 40만명을 넘었다고 지적. 그는 또 “국가 부채가 250조원을 넘어 가구당 2100여만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며 “결식아동도 15만명에 이른다”고 공격.
이총재의 이런 변화와는 달리 이날 경북 영주지구당(위원장 박시균·朴是均)개편대회에 참석한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일부 여론조사를 보니 특정(호남)지역에서 지지도가 0.5%에 불과한 한나라당 후보가 있고 29개 선거구 중 25곳의 한나라당 후보가 5% 미만의 지지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역정서를 자극.
▼자민련▼
이날 충북 청주흥덕(위원장 조성훈·趙誠勳)과 보은-옥천-영동(위원장 박준병·朴俊炳)지구당 개편대회를 잇따라 열고 충청권 세몰이를 계속.
충북의 경우 대전 충남에 비해 ‘JP바람’의 강도가 약하고 이런 틈새를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파고들어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자민련의 판단. 따라서 앞으로도 지도부가 나서 집중 지원해야 할 전략지역으로 분석.
이날 자민련은 한나라당측이 제기하는 이른바 ‘충북 푸대접론’ 등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 이한동(李漢東)총재는 충북은행퇴출 LG반도체합병 등에 대한 ‘자민련 책임론’에 대해 일일이 반박한 뒤 “일부 정파에 의해 전파되는 왜곡된 선전에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주장. 또 민주당 이인제선대위원장에 대해서도 “충청도를 다니면서 ‘뜨는 해’니 ‘지는 해’니 하며 후배로서 발칙하고 몰도덕한 발언을 하고 있다”고 공격.
이날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민주당의 ‘약속파기’를 집중 거론하며 내각제 관철의지를 거듭 피력. 그는 “전직대통령 2명이 옥살이를 하게 만든 대통령제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나는 지금껏 분에 넘치는 과욕을 부린 적이 없다”고 ‘무욕론’을 강조.
한편 이날 청주 행사장에는 공천에서 탈락한 신광성(申光成)전위원장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항의시위를 했고 대회를 마친 뒤 당 지도부는 이들이 던진 계란을 피해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행사장을 황급히 빠져나가야 했다.
<송인수·박제균·이철희기자>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