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협동조합 간부들의 민주당 집단입당을 계기로 관심이 쏠리는 여당행 이익단체 중에는 무속인단체도 끼어 있다. 종교계의 반발을 우려해 겉으로 잘 드러내진 않지만 무속인단체는 여야 정치권이 내심 상당히 신경을 쓰는 대상. 그들의 무시할 수 없는 ‘여론 전파력’ 때문이다.
○…주요 무속인단체로는 무속문화인총연합회, 승공경신연합회 등이 꼽힌다. 유일하게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승공경신연합회(회장 최남억)는 92년 대선 때 서울 장충공원에서 1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통해 당시 여당 후보였던 YS를 공개 지지했고, 97년에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를 막후 지원하는 등 정치활동에 적극적이었으나 현재는 활동이 뜸한 상태.
○…무속문화인총연합회는 여당에 가입은 하지 않았으나 그런대로 협조는 되는 편이라는 게 민주당측의 설명. 야당은 과거의 인연을 토대로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무속인 단체 차원에서는 아무래도 여당성향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단체에 가입한 사람을 포함, 한국의 무속인 수는 전국적으로 40만명에 이른다는 게 정당관계자들의 추산.
무속인 1인당 단골 고객이 평균 30명이라고 할 때 이들의 영향이 미칠 수 있는 범위는 총 1200만명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숫자의 힘’도 중요하지만, 점술의 ‘예언력’에 솔깃해 하는 정치인이 의외로 많기 때문에 특히 선거 때가 되면 정치인과 무속인의 관계는 더욱 내밀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과거에 선거 때는 ‘기관’ 차원에서 무속인들을 관리하는 양상까지 보였던 게 사실. 특히 대선의 경우 이들의 ‘예측’이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아래, 은밀하게 여야 모두 어떻게 해서든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느라 상당한 공을 들이기도 했는데 이번처럼 거의 공개적 영입을 추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귀추가 주목.
<윤승모기자>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