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약비리소환 정치권 표정] "兵風 파괴력은…"

  • 입력 2000년 3월 20일 19시 32분


검찰이 20일 한나라당 이우재(李佑宰)의원의 차남을 병역비리 혐의로 소환하자 여야 각 정당은 검찰 수사가 ‘4·13’ 총선에 미칠 이해득실을 계산하며 치열한 공방전에 돌입.

○…한나라당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긴장하면서 대여투쟁에 대한 전의를 다지는 분위기. 당 ‘병역음해 대책특위’ 김중위(金重緯)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병역 수사는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총선용 공작수사요, 권력핵심부에 의한 기획 수사”라고 흥분.

한나라당은 민국당 바람이 예상외로 약한 것으로 나타나자 초조해진 현 정권과 민주당이 불리한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는 모습. 특히 사안이 국민정서에 민감한 병역비리라는 점에서 당의 대응여부에 따라 총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대대적인 역공에 나설 계획.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병역비리 수사를 그토록 막았던 이유를 알게 됐다”며 성역 없는 수사와 함께 관련자들의 검찰출두를 촉구. 검찰이 병역비리 수사에 착수한 이상 그동안 빈부격차 논쟁, 국부유출 논쟁 등에서의 수세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 공세로 전환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생각.

민주당은 특히 한나라당이 검찰소환에 불응할 경우 이회창총재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을 쟁점화해 한나라당을 궁지에 몰겠다는 전략. 그러나 병역비리 수사는 폭발력이 큰 사안인 만큼 민주당 측도 병역비리수사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민련은 일단 병역비리 수사를 ‘야당탄압’이라고 주장하며 한나라당에 적극 동조하는 자세. 당 관계자들은 “병풍(兵風)을 일으켜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야당탄압용의 비열한 선거공작”이라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민국당은 총선을 앞둔 검찰의 병역비리 수사에 깔린 여권의 정치적 의도를 경계하며 수사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한나라당의 소환불응방침을 ‘떳떳하지 못한’행태라고 비난, 이 사안 역시 비난의 초점을 민주당과 한나라당 모두에 맞추는 모습.

<김차수·윤영찬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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