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本報창간 회견]"정치 개혁 강력 추진"

  • 입력 2000년 3월 31일 17시 53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0일 “총선 후 정치개혁을 국민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현역 의원이 아닌 입후보 지망자에게도 등록 전의 활동에 국회의원과 같은 혜택을 줘야 하며 1인2표의 정당명부제도 실현시켜야 한다”는 선거법개정방안을 제시했다.

김대통령은 또 현대그룹의 후계자 논란과 관련, “아직도 재벌이 책임 있는 독립경영체제로 탈바꿈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의 우려가 크다”며 “이런 것이 철저히 개혁돼야 하며 앞으로 경제개혁을 보다 철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 강도 높은 2단계 경제개혁을 추진할 방침임을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동아일보 창간 80주년기념 특별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대통령은 남북문제에 대해 “총선이 끝나면 국민과 야당에 설명하고 본격적인 남북정상회담과 당국자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선거 후 중동특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북한특수가 있을 것이며, 특히 중소기업들에 상상할 수 없는 규모로 투자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총선 후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북한과의 비공식 접촉이 여러 경로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여야 정치지도자들의 대권도전 선언에 대해 “그런 포부를 국민에게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거대책위원장은 이미 대선에 출마한 적이 있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천명했는데 그렇게 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되면 대통령후보로 성장하는 것이며,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당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후보 결정과 관련, 이위원장을 유력한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대통령은 16대 총선과 관련, “이번 선거는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지난 2년 동안 경제위기를 넘겼으나 정치가 안정되지 않으면 다시 좌절할 것이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이 국가의 장래를 생각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김대통령은 “관권선거는 절대로 없다”면서 “모든 분야에서 민주주의가 발전된 만큼 이제 우리의 민주역량을 확인하는 공명정대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정치인과 정당, 국민이 함께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자민련과의 공조여부에 대해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가 지난 2년 동안 성심성의껏 도와준 데 대해 감사하며 선거 후에도 자민련과의 공조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저소득층의 생활보장과 교육을 통한 취업능력제고, 일자리창출을 통해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을 안정시킬 것이며 특히 서민층이 중산층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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