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인 경합지역인 중구의 민주당 정대철(鄭大哲)후보는 최근 여론조사를 벌이다 중단했다. 무응답률이 70%를 넘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 정후보와 대결하는 한나라당 박성범(朴成範)후보측은 아예 여론조사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역시 유권자들이 전화여론조사에 짜증부터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인천 부평갑의 한나라당 조진형(趙鎭衡)후보측도 여론조사보다는 ‘체감지지도’에 의존하는 모습. 조후보측은 “1월에 실시된 남동구청장 선거에서도 선거 하루 전 우리 당 후보가 7% 뒤진 것으로 나왔지만 결과는 10% 차로 당선됐다”며 “여론조사는 믿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
조후보와 치열하게 경합 중인 민주당 박상규(朴尙奎)후보측은 그래도 자동응답여론조사를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 중. 박후보측 관계자는 “답변율이 20%도 채 안되지만 조사결과보다는 계층별 연령별 지지도의 흐름이라도 알고 싶어 자동응답여론조사를 하고 있다”며 “무응답자가 다시 전화를 받아 역효과를 내는 일이 없도록 기계에 입력된 유권자들의 전화번호를 세심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
○…선거전략상 여론조사를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 용인을 민주당 김윤식(金允式)후보측은 “여론조사 결과가 좋으면 운동원들 사이에 자만심이 나타나고 나쁘면 패배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당이나 외부 의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조차 불신감이 큰 상황에서 안개 속을 헤매고 있는 경합지역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미세한 심리적 변화까지 포착하기 위해 있는 촉각을 모두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