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대학생층 "선거운동 귀찮고 투표도 할까말까"

  • 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54분


4일 오전 전북 전주 전북대 교정에는 전주 덕진에 출마한 무소속 오정례(吳正禮)후보가 말을 타고 나타나 “젊은층의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학생들에게 접근했다. 같은 지역의 민주당 정동영(鄭東泳)후보도 저녁이면 전북대 앞의 호프집과 레스토랑을 돌면서 “투표하고 놀러가자”며 대학생 유권자 잡기에 공을 들인다.

전북 익산의 민주당 이협(李協)후보는 원광대생들의 등교 시간에 맞춰 학교 앞에서 ‘투표에 참여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한 학생은 “곧 있을 중간고사와 리포트 때문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며 “너무 시끄러워서 항의하고 싶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에게 ‘선거는 일부 학생의 일당 5만∼6만원짜리 아르바이트 감일 뿐’이라는 인식까지 퍼져 있는 게 사실. 한 학생은 “귀찮아서 아르바이트 감으로도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원광대 동아리연합회장인 박춘재군(22)은 “일부 후보가 춤동아리와 노래동아리에 ‘유세 아르바이트’를 부탁했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선거운동은 탐탁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선거, 글쎄요. 투표일이 돼봐야 알겠네요.” 한 학생의 말에서 대학가의 총선 기류가 감지된다.

<전주〓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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