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총선] '부동층 끌어안기' 막판 승부수 총동원

  • 입력 2000년 4월 9일 20시 50분


‘4·13’ 총선을 불과 나흘 앞둔 9일 여야 지도부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막판 부동층 공략을 위한 총력전을 다짐하면서 나름의 필승전략을 내비쳤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내세운 ‘장기집권 음모 분쇄’는 ‘반(反)DJ’ 표의 결집을 위한 나름의 승부수. 물론 새로운 얘기는 아니지만 선거전이 총선연대의 낙선운동, 후보자 신상공개 등에 끌려가면서 정부 여당의 실정이 부각되지 않은 탓에 반여(反與) 부동층 확보에 차질이 생겼다는 인식에 따른 것.

또 구제역과 산불 등을 ‘인재(人災)’라며 여권을 몰아친 것은 흉흉한 민심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 또 여당의 ‘총체적 부정 탈법선거’라고 공격한 것도 여권의 자금살포 등을 차단하기 위한 일종의 경고적 성격이다.

○…민주당은 김옥두(金玉斗)선대본부장이 나서 “야당이 승리했을 때 국가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위기론’으로 맞섰다. 여당이 패배할 경우 한나라당이 정권퇴진운동과 대통령 하야를 주장할 게 뻔하고 그러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이 된다는 논리로 막판 안정희구 세력에 호소하고 나선 셈.

민주당은 또 야당의 관권 금권선거 공세에 대해선 “근거없는 흑색선전”이라며 오히려 야당의 금품살포에 대해 전 지구당에 경계령을 내리는 등 역공세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자민련은 결국 호소할 곳은 충청표 밖에 없다는 인식을 노정. 조부영(趙富英)선대본부장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충청권 출신 유권자의 자민련 지지도가 11.6%에 불과하다는 수치를 인용하며 “충청도민의 자긍심이 훼손돼는 현실 앞에 그냥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지 않느냐”며 지역정서 자극을 노골화했다.

○…민국당 장기표(張琪杓)선대위원장은 주 공략지인 영남과 강원에서 ‘이회창 불가론’을 집중 제기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회창으로는 차기정권을 창출할 수 없다”는 이른바 ‘대안론’으로 30%에 이르는 부동층을 흡수하겠다는 의도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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