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는 “문제삼지 않기로 한다”는 결론과 함께 10여분 만에 싱겁게 끝났다. B씨 부부의 증언말고는 물증도 없고 근거없이 상대를 비방한다는 소리만 듣게 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했던 지구당 간부가 밝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B씨는 회의 내내 “어쩔 수 없이 보고는 했지만 폭로는 절대 안된다”며 통사정했다는 것. 선거야 내일 모레면 끝나지만 자신은 대대로 살아온 지역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데 ‘폭로자’로 낙인찍히면 끝장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양심선언 불가론’을 강하게 주장하던 B씨도 “당신도 지방의원 선거 때 유권자들에게 옳은 길을 걷겠다고 다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지구당 간부는 전했다.
B씨의 경우를 취재하면서 ‘왜 돈선거가 잘 드러나지 않을까’하는 의문의 일부가 풀리는 것 같았다.
<대전〓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