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후 정국]여야 총재회담 적극 검토

  • 입력 2000년 4월 14일 19시 08분


여야가 모두 여소야대(與小野大)와 과반의석 확보 실패로 나타난 16대 총선결과를 수용,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생안정과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상생(相生)의 정치’를 다짐하고 나서는 등 정국양상에 일단 유화(宥和)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여권이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를 앞두고 초당적인 이해와 협력을 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여야총재회담의 추진을 검토중인 데 대해 한나라당도 대화문호를 열겠다는 긍정적 입장을 밝혀 총재회담의 성사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번 총선의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17일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국정운영에 반영해 국민적 화합을 이루기 위한 정책과 노력을 지속적으로 펴나갈 것이며 4대 부문의 개혁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국민에게 대화합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청와대측이 14일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6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각계각층의 지도자들과 만나 협조를 구하는 한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의 회담도 제의할 것을 검토중이다.

한나라당 이총재도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야는 선거의 승패를 떠나 서로 협력하는 상생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며 “여야가 총선 과정에서 보였던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고 하루빨리 민생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총재는 또 “김대통령과 여당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큰 정치를 펼친다면 우리 당과 나는 흔쾌히 협력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과 산불, 구제역 파문 등의 산적한 현안의 해결을 위해 언제라도 김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국정의 동반자가 돼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권은 과반수 의석 확보를 위한 인위적 정계개편을 포기하는 한편 16대 국회의 원구성 협상시 상임위원장을 의석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등 탄력적으로 협상에 임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회의장직의 경우는 여당이 맡는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는 방침이어서 원구성 협상초반부터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회창총재도 회견에서 “여권이 다시 야당파괴와 인위적 정계개편을 시도한다면 상생의 정치는 어렵다”고 경고하고 나서 여권이 정계개편을 시도할 경우 정국이 경색될 가능성도 작지 않은 실정이다.

<이동관·박제균기자> 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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