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에서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당선자들은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도 했으나 당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인지 다소 무거운 분위기였다.
특히 김대통령은 선거 후 처음으로 제1당 확보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대통령은 “선거전에는 과반수나 제1당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결국 안되는 것을 보고 인생이라는 것이 최선을 다할 뿐이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느꼈다”고 술회했다.
또 김대통령은 당선자분포에 대해 “여야가 합심해 나랏일을 풀어가라는 게 국민의 뜻”이라면서 “국민의 뜻을 성실히 받아들이고 가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민련과의 공조에 대해서도 “지금도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등 자민련 지도자들이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하고 감사한다”면서 공조복원을 거듭 강조했다.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남북화해의 물꼬를 트는 일은 반드시 해내겠으나 과욕을 부리거나 나 혼자 다할 생각은 하지 않겠으며 여야없이 격의없는 대화로 풀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3년여의 임기동안 겸손하고 의연하게 ‘대화와 협력’의 정치를 펴나가겠다는 얘기였다.
이에 앞서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은 “16대 국회에서 일당백의 자세로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뒷받침하자. 눈부신 경제발전, 윤택한 사회복지, 획기적인 남북관계성취 등의 업적을 남기는 위대한 대통령이 되시도록 모두의 뜻을 담자”고 김대통령을 칭송해 눈길을 끌었다.
<최영묵기자> 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