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무회담 표정]野 "자민련 총무와는 사진못찍어"

  • 입력 2000년 4월 26일 18시 57분


26일 오전10시반경 국회 운영위원장실. 총무회담 시작 전에 사진기자들이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하자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가 자민련 오장섭(吳長燮)총무대행과는 사진을 같이 찍을 수 없다고 거부했다. “총무회담 이전에 오장섭의원이 ‘방문’한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촬영에 응하겠다”는 게 이총무의 얘기.

면전에서 ‘자격시비’에 휩싸인 오총무대행이 머쓱해하고 동행한 자민련 원내행정실 관계자들이 발끈했다.

이같은 진풍경은 자민련이 16대 국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하기가 힘들게 되면서 국회 내에서 심심치않게 벌어지고 있다. 24일 총무회담에서도 낙선한 자민련 이긍규(李肯珪)총무가 “본인은 어렵더라도 당의 입지를 위해 꼭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참석했지만 회담이 끝난 뒤 별도 브리핑도 없이 국회를 총총히 떠났다.

자민련은 26일부터 오총무대행을 대신 내보냈지만 한나라당이 이를 문제삼음으로써 총무회담 참석범위가 총무회담의 정식 의제로 대두됐다.

이날 총무회담에서 한나라당은 “16대 국회에서 교섭단체에 미달한 의석 수를 가진 자민련은 원 구성 문제에 발언권이 없는 만큼 이 문제를 논의하는 총무회담에 참석시킬 수 없다”는 주장. 이에 대해 자민련과 민주당은 “15대 국회기간 중에는 자민련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어 총무회담에 참석할 수 있으며 16대 국회에서도 현행법으로 비교섭단체요건에 해당하는 의원이 26명인 만큼 이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게 더 민주적”이라고 반박했다.

아무튼 총무회담 참석범위가 회담의 의제가 되는 진풍경은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여부와 맞물려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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