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中 정협부주석 조남기씨 고향 충북 청원 방문

  • 입력 2000년 4월 27일 19시 11분


조선족 출신인 조남기(趙南起·74)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의 고향 방문을 앞두고 그가 태어난 충북 청원군 강내면 태성리 주민들은 요즘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27일 이 마을에는 ‘조남기 부주석님의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나붙었다. 주민들은 3·1독립운동 유공자인 조부주석의 할아버지 조동식(趙東植·1873∼1949년)선생과 조부주석의 어머니 상주 박씨의 묘소가 있는 선영에 떼를 다시 입히고 진입로를 정비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태성리와 인근 산단리는 풍양 조씨 40여가구가 사는 집성촌. 조부주석의 일가 친척과 마을 사람들은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조부주석이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라는 이유로 정보기관 등의 눈총을 받았지만 그의 방문을 앞두고 그같은 어두운 기억은 모두 잊은 듯했다.

“삼촌의 고향방문은 60여년 전 당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이후 처음입니다. 중국에서 높은 지위에 올라 금의환향(錦衣還鄕)한다고 마을 사람들이 모두 들떠 있어요.”

조부주석의 조카 조수연(趙壽衍·69)씨는 “삼촌이 마을에 2시간밖에 머물지 않는다지만 따뜻한 환영행사를 가질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할아버지(조부주석의 아버지)의 묘소도 중국에서 이 곳으로 이장해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62년 만인 24일 고국을 찾은 조부주석은 28일 오후 청주에 도착, 29일 오전 청주대에서 명예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특강을 한다. 이어 이날 오후 2시 고향을 방문해 선영에 성묘하고 생가를 돌아본 뒤 기념식수를 할 계획이다.

<청원〓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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