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한나라당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보면 모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당론이 안된다는 쪽이어서…’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어떻게 생각할지…’라며 말꼬리를 내린다”고 입을 모은다.
자민련이 동원하는 논리도 여러 가지다. 우선 내세우는 얘기는 물론 “앞으로 정책공조는 같은 야당인 한나라당과 하지 않겠느냐”는 것. 또 한나라당측이 거론하는 이회창총재와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간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서는 “이회창총재가 진짜 대권을 쥐려면 그런 감정은 버려야 한다. 향후 대선을 봐도 자민련이 독립적인 위상을 갖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설득한다.
하지만 아직은 한나라당 쪽에서 틈이 안 보인다. 이 때문에 자민련 내에선 “그렇다면 우리도 ‘실력행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2일 대변인실에서 “한나라당이 교섭단체 문제에 대해 인색한 것은 양당구도 정착이 대권가도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이회창총재의 숨은 속내 때문이 아니냐”는 내용의 논평을 준비했다가 유보했다.
아무튼 당분간은 한나라당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게 요즘 자민련의 처지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