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점잖고 잘 나서지 않아 이런 일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그로서는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서대표는 지난달 2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논란이 일었을 때도 “여기 전당대회 연기론을 주장한 이고문도 계시지만, 내가 어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만났다. 전당대회는 9월에 예정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자신있게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도 요즘 서대표의 위상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총선 직후 권노갑(權魯甲)고문과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을 당의 상임고문에 임명했을 때도 서대표와 사전 협의를 거쳐 그가 발표하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당내에선 이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그가 향후 당내 역학구도 재편에 한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애초 서대표는 9월 전당대회까지 ‘한시(限時) 대표’ 역할만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당내 인물 선택폭이 넓지 않은 데다가, 전당대회 후 경선 최고위원들이 당의 전면에 포진할 경우 이들 간에 ‘세력균형’을 취해 줄 인물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새삼 그의 위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