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지방선거 재보선]민주당 상향공천 바람

  • 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06분


기초단체장 7곳, 시도의원 32곳 등 모두 92곳에서 실시되는 ‘6·8’ 지방선거 재-보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상향 공천’의 바람이 불고 있다.

1월 채택된 당헌당규에 따라 민주당은 이번 공천부터 모든 공직후보자에 대해 100인 이상으로 구성되는 지구당대의원대회에서 선출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위원장 편의로 ‘후보선정위원회’라는 임시기구를 구성, 선출 흉내만 냈던 편법은 이제 불가능해진 것.

이에 따라 서울 도봉을의 설훈(薛勳)의원이 관내 전 당원을 대상으로 예비선거를 실시하는 등 ‘진짜 경선’을 실시하겠다고 나서는 지구당위원장들이 속출하고 있다.

설의원의 경우 다음달 서울시의원 보궐선거의 당 공천자 결정을 위해 지구당에 선관위를 구성, 8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고 곧바로 지구당에 등록된 당원 1만2000명 전원에게 후보자 약력 및 선출방법 등이 포함된 선거공보를 우편 발송한 뒤 15일 저녁 공식 후보선출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설의원은 “후보선출대회의 투표에는 5000명 정도의 당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설의원처럼 예비선거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서울 동대문을의 허인회(許仁會)위원장과 대전 유성구의 송석찬(宋錫贊)당선자는 지구당대회 대의원을 400∼500명 정도로 늘리는 방법으로 실질 경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선 지구당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당 지도부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한 당직자는 “우리의 당원구조 자체가 취약해 대의성에 문제가 있는 데다 대의원 범위를 확대하면 공직자 등 외부인사 영입이 불가능해지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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