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金 손잡을까?]DJ, YS와 9일 회동…JP와 화해가능성

  • 입력 2000년 5월 8일 00시 05분


“사생결단식 싸움을 벌이다가도 공동의 위기에 직면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이리저리 손을 잡아온 ‘3김(金)관계’의 전형(典型)이 재현될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6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YS와 9일 청와대에서 만찬을 가질 예정인데다 ‘DJP간 공조복원은 결국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떠오르는 정국화두다.

현재 외관상 나타나는 정국여건을 보면 뭔가 눈길을 끄는 ‘조짐’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김대통령으로서는 여소야대 상황을 돌파해 정국주도권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YS 및 JP와의 화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YS의 비난에 대해 최근 측근들에게 “민망하기 짝이 없다”며 마음의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는 것.

YS도 측근들이 대거 참여했던 민국당이 총선에서 절멸(絶滅)한데다 한나라당의 승리로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한 제어력을 상실해 입지가 상실됐고 JP는 자민련의 참패로 퇴장 위기에 선 상태.

따라서 ‘3김’의 과거 행태나 최근 상황을 감안할 때 정치권, 특히 야당측에서 ‘신 3김시대’의 도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청와대측에서도 YS 및 JP와의 화해를 위한 ‘특별조치’를 강구 중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는 형편. 여권 일각에서 국가원로자문회의를 활성화해 YS를 의장으로 임명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DJP 공조복원도 남북정상회담 이후 구체화되리라는 게 여권의 기대다.

그러나 YS는 9일 DJ와의 회동에서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94년 정상회담 준비경험을 살려 훈수하되 부정선거 편중인사 언론탄압 등에 대해서는 할말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양자간 관계개선의 조짐이 보이지는 않고 있다.

또 이번 총선을 계기로 3김 모두 자신들의 ‘텃밭’으로 여겨온 지역에서의 영향력이 크게 떨어진데다 ‘3김정치’에 대한 거부여론, 복잡미묘한 정치적 이해관계 등으로 최근의 표피적 기류가 3김 주도 정치의 지렛대로 현실화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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