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4차 접촉 이모저모]수석대표 첫 단독회담

  • 입력 2000년 5월 8일 19시 47분


남북한은 8일 통일각에서 열린 정상회담 제4차 준비접촉에서 실무절차를 놓고 남측 양영식(梁榮植)수석대표와 북측 김영성대표단장 간에 단독회담까지 갖는 등 막판 절충을 계속했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오전 10시 각자의 절충안을 내놓은 뒤 10시반 1차 정회를 하고 본부 훈령을 기다리며 잠시 대기. 양측은 오전 11시에 접촉을 속개했다가 26분만에 양측 수석대표간 단독회담을 위해 다시 정회한 후 11시40분부터는 기록요원 한명 만을 배석시킨 가운데 지난달 22일 준비접촉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수석대표 간 단독회담을 가졌다.

단독회담은 12시25분에 정회됐으며 양측 수석대표는 점심도 거른 채 오후 1시부터 다시 회담을 재개했으나 12분만에 다시 정회하는 등 진통. 이 과정에서 양측 수석대표 대기실에서는 수행원들이 각각 본부로부터 받은 훈령을 전달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양측은 수석대표 간 단독회담에 이어 오후 1시20분 전체회의를 가졌으나 쟁점사항에 대해 별다른 진전이 없는 탓인지 오후 2시4분경 다시 정회. 남측 대표단은 회담에 진전이 없자 점심을 먹은 뒤 다시 회담을 속개하기로 하고 오후 2시43분경 통일각에서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으로 복귀. 양측은 그러나 다시 전화를 통해 오후 접촉을 취소하고 다른 날 한 차례 더 접촉을 갖기로 합의.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회담에 앞서 환담을 통해 실무절차 합의서 체결을 뜻하는 ‘결속’이라는 단어를 유난히 강조.

양수석대표는 먼저 “지난 접촉에서 김단장 선생께서 3길수(吉數)를 강조했는데 3차접촉은 3-1차 접촉이고 오늘은 3-2차 접촉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떼자 김단장도 “오늘은 4차 접촉이지만 3차 접촉의 연장이라고 보고 오늘 ‘결속’합시다”라며 맞장구.

○…회담장인 통일각은 스팀 난방시설이 가동 중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북측은 회담장 양측 구석에 별도의 전기난로까지 갖다 놓는 등 세심한 배려.

준비접촉이 진행되는 동안 남북 양측 기자들은 서로 맥주를 따라주며 환담. 한 북한 기자는 회담장에 제공된 신덕샘물에 대해 “캄보디아 시아누크공도 신덕샘물을 마신 뒤 ‘여태까지 마셔온 프랑스 생수보다 몇 배 낫다’며 높이 평가했다”고 소개.

한 북측 기자는 “북쪽에 지원된 20만t의 비료가 도움이 되겠는가”라는 남측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실천되는 것을 봐야한다”면서도 “서로 돕는 것은 좋은 것이고 비료가 오면 농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변.

○…오후 2시경 회담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와중에 회담장 남측대표단 대기실이 갑자기 정전되는 상황이 발생. 북측은 곧 전기수선공을 데려다가 응급복구작업을 벌였는데 서울과 훈령교환을 빈번히 해야 할 시점에 정전이 되자 남측 관계자들은 난감한 표정.

<판문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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