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전대통령〓남북정상회담은 순수하게 해야 한다. 정치에 이용해서는 안된다. 투명하게 진행하고 결과를 서둘러 기대하지 말라.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할텐데 이는 절대로 양보해서는 안된다.
▽김대통령〓그렇다고 생각한다.
▽김전대통령〓북한과 선뜻 합의해도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계속 신경써야 한다. 과거에 이후락(李厚洛)씨가 ‘7·4’ 남북공동성명을 합의해도 나중에 지켜지지 않았다.
▽김대통령〓참 좋은 말이다. 안보문제는 특히 신경써야 한다.
▽김전대통령〓94년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논의할 때 전쟁방지를 위해 핫라인을 개설하고 천만 이산가족 상봉, 상호체제 인정, 불가침 협정을 체결하려 했다. 남북정상이 만나는 것이 중요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당시 이홍구(李洪九)부총리에게 얘기했다. 당시에는 정상회담 때 무장경호원 2명이 입회하는 데까지 다 합의한 상태였다.
▽김대통령〓국회 동의를 받을 부분이 있고 안 받을 부분이 있다.
▽김전대통령〓대통령이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를 안하기 때문이다. 언론탄압 편중인사 정치보복 부정선거 등을 하니까 독재자라고 한 것이다. 문민정부 시절 나와 가까이 한 사람들은 대부분 감옥에 많이 갔다. 이는 문민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이다. 현 정부가 박정희(朴正熙)군사독재정권을 찬양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수백억원을 들여 기념관 공사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김대통령은 불행한 대통령이며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넜다. 군 하나회 정리도 당시로서는 불가능한 일을 한 것이다.
▽김대통령〓그 부분에 대해 잊지 못하고 있다. 김전대통령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전대통령은 민주화를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정말 오랜 정치적 동지다. 그동안 잘못했다.
▽김전대통령〓정말 우리 민족에게 제일 불행한 일은 영호남 지역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이다. 이는 김대통령의 지역편중인사 때문이 아니냐.
▽김대통령〓민족의 장래를 위해 영호남 화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언제든지 두 사람이 만나 얘기하고 필요하면 전화통화라도 하자.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