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상도동 "원만한 만남"▼
○…청와대는 김대통령과 김전대통령 간의 회동이 원만하게 끝났다고 자평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될 가능성을 경계.
한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이 “김대통령이 김전대통령에게 잘못했다고 사과했다”고 한데 대해 “대통령이 그렇게 말할 리가 있느냐”고 못마땅해 하면서도 “문제삼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겠다”는 입장을 표명.
또 다른 관계자도 “주위에서 이런저런 주석을 붙이는 것은 두 분의 큰 뜻을 관견(管見·대롱구멍으로 세상을 보는 일)하는 것이므로 삼가야 한다”고 주장.
한편 청와대 안팎에서는 홍인길(洪仁吉)전의원에 대한 구속집행정지나 김현철(金賢哲)씨에 대한 복권 등 ‘후속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 회동을 ‘후3김시대’ 등과 연관짓는 시각에 대해서는 “두 분의 관계복원은 복원이고 현실적인 정치적 파트너는 한나라당”이라며 일축.
○…김전대통령은 10일 서울 근교 산행을 떠나며 밝은 표정.
박종웅의원은 “저쪽(청와대)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만큼 앞으로 양 진영이 서로 화해의 물꼬를 튼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
그는 또 두 사람이 단독으로 75분 동안 대화하며 뭔가 ‘내면적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나로서는 알지 못하는 일”이라면서도 “오랫동안 정치를 같이 해온 만큼 그런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여운.
▼한나라 "李총재 압박아니냐" 긴장▼
○…한나라당은 일단 “전 현직 대통령의 허심탄회한 의견교환 모습은 환영할 만한 일”(권철현·權哲賢대변인)이라고 평가. 그러나 이회창(李會昌)총재측은 양김회동이 ‘4·13’ 총선 후 승기를 잡은 이총재를 포위 압박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촉각.
권대변인이 논평에서 “두 분의 회동내용은 지난번 김대통령과 이총재 간의 영수회담 기조와 같다”고 의미를 평가절하한 것도 같은 맥락.
▼민주-자민련 "국론통합 도움"▼
○…민주당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앞으로 지역갈등 해소와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평가. 또 이번 양김회동이 DJP회동의 성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대두.
자민련 김학원(金學元)대변인은 “앞으로도 전 현직 대통령이 만나 국가적 주요 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은 국익을 위해서나 국론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논평.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