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FIFA 및 FIFA 공식마케팅사인 ISL과 △개최국월드컵조직위원회(LOC) 서플라이어 선정 △보조금 배분 △입장권 가격 조율 △방송 중계권료 협상 등 2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을 앞두고 풀어나가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공동개최국인 일본과 환율 및 경제력 차로 인한 불협화음도 예상되고 있다.
이 중 마케팅 분야는 개최국이 ISL과 직접 협상해야 하지만 FIFA의 입김을 배제하기 어려운 현실이고 나머지 문제 대부분은 FIFA가 양국 조직위원회의 안을 감안해 막바지 의견 조율을 하게 된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6명의 FIFA 부회장단에 올라있는 정회장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세무조사는 결과가 어떻든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FIFA 내 정회장의 입지와 직결된다. 이럴 경우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정회장이 행사할 수 있는 막후 영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불문가지. 한국은 경우에 따라서 경제력이 앞서는 일본과의 의견조율이나 FIFA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불리한 입장을 감수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의 위상 추락은 최근 활발한 논의가 진행중인 월드컵 남북분산개최 및 단일팀 구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남북간에 합의가 도출되더라도 국제사회의 지지가 없으면 둘 다 성사되기 어렵기 때문.
정회장은 당장 15일부터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회 및 총회에 참석해 북한 대표를 만나 10월 레바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경우도 북한이 이미 1차 예선에서 탈락한 상태인 만큼 국제 사회의 동의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성사가 불가능하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