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김은 입원할 때와 똑같이 검은색 양장 차림에 화장을 했으나 선글라스는 끼지 않았고, 지금까지 알려진 각종 의혹에 대해 과거와 마찬가지로 부인으로 일관했다.
약 6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린다 김은 퇴원 수속을 밟고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논현동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그 늙은이에게 돈을 더 주라’고 말했다는 기무사 감청 내용이 사실인가.
“그런 적 없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검찰조사를 이미 받았다. 기무사에서 그 내용에 대해 조사받은 적은 없다.”
―로비하면서 금품을 뿌린 적은 있는가.
“금품을 뿌린 적은 없다. 나는 한국에서 말하는 브로커나 에이전트와는 다르다. 그런 식으로 로비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로비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데 로비스트란 제품을 잘 설명해 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지금까지 거론된 7명 외에도 관계 있는 인물들이 있는가.
“비즈니스 차원에서 알고 지내는 분은 많다.”
―국방부 이화수 대령이 미국에 갔을 때 골프 대접을 한 것은 금품 로비 아닌가.
“그건 단지 인간적 차원에서 한 일일 뿐이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이다.”
―왜 고위층 인물들과 편지를 주고받았는가.
“편지를 보냈기에 답장한 것뿐이다.”
―입원할 때 ‘억울하다’고 했는데 뭐가 억울한가.
“가정을 가진 주부로서 그렇게 매도당하는 것이 억울하다. 또 지난 24년간 충실히 해 온 비즈니스가 스캔들식으로 보이는 것이 억울하다.”
―로비 대상이던 정 관계 인물들과는 어떤 관계인가.
“(언론에서 말하는) 그런 관계는 아니다. 상당히 좋은 사이다. 순수한 사람들이다. 존경한다.”
―언론에 거명된 사람 이외에 영관급 장교들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하는데….
“대답할 이유가 없다.”
―대북사업과 관련해 김현철씨를 만난 적이 있는가.
“만난 적 없다.”
린다 김은 이날 점심식사를 마친 뒤에도 약 5분간 추가로 회견을 가졌다.
―미스터 한이 한국에 따라 들어 온 것을 어떻게 알았나.
“교민사회를 통해 알았다. 교민사회에서 미스터 한이라는 사람이 그리 유력자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 직원을 통해 자세한 것을 알아보겠다.”
―편지는 어떻게 유출된 것인가.
“이번 사건이 터진 후에야 편지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 미스터 한이라는 사람이 편지를 가져간 걸로 볼 수밖에 없다.”
―반입한 30억원의 재산 중 20억원을 영국으로 빼돌렸다는데….
“대답하고 싶지 않다. 이미 계좌 추적으로 다 드러난 것 아니냐.”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