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3黨참여 논란]한나라 "귀띔도 없이" 불만

  • 입력 2000년 5월 15일 20시 52분


남북정상회담에의 정당대표 참여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들러리 세우려는 의도▼

○…여권은 14일 언론을 통해 정상회담에 대한 초당적 협력과 범국민적 지지를 위해 야당대표를 포함한 여야 3당대표의 참여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사전 협조요청 없이 언론을 통해 흘린 것은 야당을 '들러리'로 세우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5일 당무회의에서 "정당의 대표가 참여할 경우 북한이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으로 요구해온 '정당 사회단체 협의'에 이용당할 수 있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이에 김덕룡(金德龍)부총재 등이 "초당적으로 협력한다고 해놓고 대표를 보내지 않으면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오해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지적하자 이총재는 "아직 공식요청이 없는 상황에서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라고 응수.

▼與圈 절차상 하자 인정▼

○…사실 이총재를 비롯한 당지도부는 정상회담에의 야당대표 참여라는 '내용'보다는 사전 상의없이 언론에 흘린 '절차'에 대해 더 불쾌해하는 쪽.

"(여권이) 깜짝쇼를 하고 있다. 분위기만 띄워 놓고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 아니냐"는 이총재의 발언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역력.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정상회담에 3당이 참여하는 문제는 먼저 컨센서스를 이뤄야 하는데 기사가 나가게 돼 유감"이라며 절차상의 하자를 인정.

따라서 여권에서 좀더 '예우'를 갖추면 야당대표 참여가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오는 실정.

하지만 한나라당이 '초당적 협력'이라는 화두에 얽매여 사실상 끌려가는 상황에서 절차상의 실수가 '울고싶은 데 뺨 때려준 격'이 됐다는 분석도 없지 않은 형편.

<박제균기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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