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청와대가 야당대표 명단까지 흘리고 있다"며 불쾌해 했다. 한나라당에서 볼 때 여권이 야당대표까지 지정하는 것은 분명한 월권.
더구나 박부총재가 최근 이총재 공격의 선봉에 선 만큼 이총재측이 더 불쾌하게 생각한 것은 당연한 일.
박부총재는 이 보도와 관련, "아직 정부측의 공식 제의가 없으나 제의가 온다면 당지도부와의 협의를 거치겠다"면서도 "개인적으로 남북관계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평양행을 희망.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박부총재를 야당대표로 지목한 것은 고(故)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의 딸이라는 명분을 살리면서 동시에 야당을 분열시키려는 술책"이라고 비난.
그러나 청와대측은 "우리가 야당 참여를 제의하면서 대표를 지목할 정도로 야당을 무시하겠느냐"며 박부총재 지목설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의 보도 자체가 야당 참여를 무산시키기 위한 '모종의 의도'가 개입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드러냈다.
<박제균기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