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총리, "현안대처 미흡" 경제장관 질타

  • 입력 2000년 5월 17일 01시 11분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는 평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는 김대통령의 지시를 조용히 경청하는 편이다. 이런 박총리가 16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선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한 내각의 대처 자세를 질타하며 분발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총리는 김대통령이 “경상수지 목표치가 120억달러인데 고유가(高油價) 등으로 인해 목표달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장관들에게 “단단히 챙기라”고 주문하자 작심한 듯 말을 이어받았다. 박총리는 △투신사 부실과 금융 구조조정 △국제수지 △고유가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투명하고 원칙을 지키는 정책을 추진해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박총리는 “대한투신 한국투신 현대투신 등의 경영부실뿐만 아니라 이들 금융기관의 부실이 정확하게 평가되지 못해 두 차례에 걸쳐 공적자금을 투입하고도 앞으로 또 넣어야 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장관들을 질타했다.

박총리는 또 “제일은행을 비롯한 금융부문에 대해선 면밀한 조사에 입각해 추가 자금 수요를 분명히 밝히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데도 장관들의 대처방식이 안일하다고 느낀 박총리가 더 이상 보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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