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신고 총선비용 후보 1인 1억8939만원

  • 입력 2000년 5월 18일 19시 29분


16대 총선과 관련해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지출한 정당활동비는 총 1305억원으로 후보자 개인이 신고한 선거비용지출 총액(659억원)과 합치면 총 1964억원이 이번 총선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선비용을 신고한 후보자들(1037명)이 1인당 평균 1억8939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전국 227개 선거구의 법정한도액 평균(1억2600만원)을 크게 초과한 액수다.

이같은 사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8일 총선에 참여한 8개 정당의 중앙당과 53개 시도지부, 768개 지구당의 올 1월1일부터 5월3일까지 정당활동비용에 대한 회계보고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1개 선거구당 선거비용은 평균 8억6520만원이 지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www.nec.go.kr)를 통해 전면 공개했다. 선관위가 중앙당과 시도지부 및 지구당의 활동비 사용명세를 일반인에게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당활동비는 선관위의 선거비용 실사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출마한 후보자들이 선거일 이전에 집중적으로 사용한 비용을 포괄하는 것이어서 이번 총선에서도 ‘돈선거’가 여전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측은 음성적으로 지출된 선거비용까지 합치면 실제 선거관련 비용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선자 가운데 정당활동비용이 가장 많은 곳은 민주당 서울 성동지구당(위원장 임종석·任鍾晳)으로 4억8449만원을 신고했다. 반면 민주당 광주 광산지구당(위원장 전갑길·全甲吉)은 2400만원으로 최소액을 기록했다.

후보자 개인의 선거비용신고액과 지구당별 정당활동 비용을 합친 체감선거비용의 경우 민주당 장을병(張乙炳·강원 동해-삼척)후보가 7억9679만원으로 최다지출자였으며 최소지출자는 무소속 임철(林哲·대구 중)후보로 85만5000원이었다.

이와 함께 체감선거비용이 3억원 이상되는 후보는 110명이며 2억원 이상 3억원 미만은 150명으로 집계됐고 1억원 이상 2억원 미만은 311명이었다.

특히 체감선거비용이 선거비용제한액을 300% 이상 초과한 후보는 47명이나 됐으며 △200∼300%미만 132명 △100∼200%미만 300명 △100%미만 599명 등으로 집계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과정에서 '30당(當) 20락(落)'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돈선거 의혹이 팽배해 있다"며 "선관위는 정당활동비를 포함한 후보자의 체감선거비용 이외의 불법 선거비용 지출명세를 밝히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인 만큼 유권자들의 제보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