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은 18일 남북이 발표한 합의문에서 실마리가 드러난다. 합의문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거명한 뒤 “상봉과 회담은 최소한 2, 3회 한다”고 명기했다. 즉 상봉과 회담의 주체가 동일인라는 점이 명시된 것.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이날 “취재기자단 숫자는 표면적인 이유였다”며 그간의 사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일부 언론에서 상봉과 회담의 주체가 다른 사람일 수 있다는 보도가 나가는 바람에 일이 어려웠다. 언론에 그렇게 나는 바람에 정부도 합의문에 두 정상의 이름을 넣어야 했다. 반면 북한은 상봉과 회담 주체를 분리하는 기사가 처음 나왔을 때는 ‘그렇게 우리를 못믿느냐’고 펄쩍 뛰더니 우리가 이름을 박자고 하자 ‘관례상 곤란하다’고 버텼다. 일부 언론이 북한에 하나의 카드를 쥐어준 셈이었다.”
북측 협상대표인 최성익조평통서기국부장도 이날 판문점에서 “두분(김대통령과 김국방위원장)의 이름을 명시했다”고 말해 이 문제가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음을 시사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