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NGO거리 …대학가 "NGO보다 DDR이 더 좋아요"

  • 입력 2000년 5월 19일 19시 48분


17,18일 축제 분위기가 물씬 나는 국민대학교.

학생들은 가요제 공연,풍선 던지기,주점 등 쏟아지는 볼거리,먹을 거리에 들뜬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 한 켠에는 썰렁한 ‘NGO거리’가 있었다.

‘NGO거리’라고 하기도 무색하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 시민단체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경실련은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정활동을 감시하는 ‘의정지킴이’ 홍보와 모집활동을 하러 17,18일 축제에 나왔다.

그러나 홍보,모집 활동은 쉽지 않았다.

이유는 모 컴퓨터업체 홍보차 나온 미녀 도우미들이 바로 옆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 게다가 ‘DDR’을 경품으로 내건 ‘DDR경연대회’도 함께 열려 지나가는 학생 대부분이 멈춰서서 대회에 참가하느라 북적댔다.

썰렁한 ‘NGO거리’와 북적대는 ‘DDR경연대회’…

지난 4.13총선 때 낙선운동을 위한 대학생총선투쟁본부가 발족하는 등 대학생들의 시민단체 정치·사회개혁활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총선 이후 대학가에서 별다른 사회개혁활동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학생들은 뭉치면 분명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집단이다. 이런 대학생들이 시민 단체들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면 보다 더 큰 세력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도에서 국민대측은 각 시민 단체들에게 ‘NGO거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경실련 외에 나오기로 예정된 시민 단체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학생회 측도 서명테이블 등 필요물품을 늦게 제공하는 준비상의 소홀함을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호응이 부족했다.

학생들이 각계 시민단체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한 명당 한 개 이상의 시민단체 가입하기’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단체의 대학생들을 포섭하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경실련 이언경간사는 “대학생들의 단체 내에서의 활동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의 자원봉사형식이 아닌 좀 더 조직적인 활동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사회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려는 노력,시민단체들의 적극성이 북적대는 NGO거리를 만드는데 주효할 것이다.

이희정/동아닷컴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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