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21일 ‘실패한 DJP 공조 복원이 급선무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를 싸잡아 비난했다. ‘김대통령은 원내 다수 의석 확보를 위해 김명예총재 뜻 살피기에 바쁘고 김명예총재는 권력의 끈을 잡기 위해 집착하고 있다’는 게 논평의 요지였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도 “이미 깨진 DJP 공조에 대한 그리움이 큰 듯한데 총리직이 JP가 명의신탁한 자리라도 되는가”라고 비아냥댔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여권의 총리 인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를 통해 자칫하면 원내 세력 균형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 현재 한나라당이 133석으로 민주당(115석)보다 18석 많으나 17석의 자민련이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1당 지위’를 위협받을 수 있고 여기에 민국당과 한국신당 및 무소속까지 가세하면 여권의 과반 의석 확보가 가능해지는 것.
이 때문인지 한나라당은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명되는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에 대해서도 좋지않은 반응을 나타냈다. 권대변인은 “김대통령이 여야 영수회담에서 ‘4·13’총선 민의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해놓고 한나라당을 뛰쳐나간 이한동총재를 총리로 지명하면 한나라당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느냐”면서 “후임 총리는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리고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야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