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이한동의 말말말]공조 "없다"에서 "숙명"으로

  • 입력 2000년 5월 22일 23시 23분


“절대 민주당과의 공조는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던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는 22일 국무총리로 지명되자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 데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얼버무렸다. 또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 할아버지라도 공조는 없다”고 맹세했던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도 이날 “총리 추천과 공조 복원은 별개”라며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두 사람은 이렇게 ‘4·13’총선을 전후해 셀 수 없을 정도로 했던 ‘공조 불가’ 발언을 순식간에 바꿨다. 다음은 두 사람의 DJP 공조 관련 발언.

△1월26일〓내 말 한마디면 (공동정권은) 이제 끝나는 거야(JP, 당직자회의).

△1월27일〓더 이상 내각제 약속을 구걸하지 말자. 양당 공조니 공동정부니 하는 모든 미련을 오늘을 기해 던져버리자(이총재, 당원 결의대회).

△2월8일〓‘마오쩌둥 비록’을 읽어봐. 이 정권은 마오쩌둥처럼 홍위병을 동원해 조반유리(造反有理), 대란대치(大亂大治)를 선동하고 있다(JP, 중앙위회의).

△2월24일〓우리는 오늘부터 공동여당의 길을 완전 포기하고 야당으로 새로 태어나고자 한다(이총재, 기자회견).

△2월25일〓우리당은 더 이상 공동여당으로 남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정부 및 산하단체 근무 동지들도 각자 판단에 따라 스스로의 진로를 결정해주길 바란다(이총재, 정부 파견자에게 보낸 서한).

△2월28일〓앞으로 자민련 사전에 공동정부란 영원히 없다(이총재, 지구당대회).

△3월8일〓약속을 어긴 민주당과는 결코 공조하지 않겠다. 내각제에 동의하는 어떤 사람과도 손을 잡을 것이다(JP, 충북지역 행사).

△3월13일〓김대중대통령은 내각제 약속을 완전히 짓밟았다. 선거가 끝나도 공조는 절대 없을 것이다(JP, 대전 필승결의대회).

△3월14일〓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청와대에 들어가 3,4년만 지나면 ‘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도 내 것이다’는 놀부사상에 물드는데, 민주당과는 선거 후에도 공조 안한다(JP, 경북 김천).

△3월22일〓우리는 한번 속지 두 번 속지 않는다. 민주당은 16대 총선 후 어느 당에든 협력해 달라고 애걸하게 될 것인데, 자민련은 절대로 민주당과 같이 하지 않을 것이다(JP, 경기 평택 지구당대회 축사).

△4월11일〓이런 비열한 정권은 철저히 응징되어야 한다(이총재, 경기 오산-화성지구당).

△4월17일〓김대통령의 공조복원 메시지는 민의를 거역하는 일이다. 언론은 더 이상 우리를 의심하지 말라(이총재, 당직개편후).

△5월22일〓두 당이 점진적인 공조로 나아가는 것이 순리다. 민주당과의 끈을 끊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됐다. 이는 공동 정권을 창출했던 자민련의 태생적 한계이자 숙명이다(이총재, 총리 지명후 기자회견에서).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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