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여야 지도부들은 한결같이 냉엄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26일 “엄숙하게 추모해야 할 날에 술판을 벌인 것은 누가 뭐래도 잘못”이라며 반성을 촉구했고 한나라당 강창성(姜昌成)총재권한대행도 “같은 젊은 사람들조차 ‘X’를 긋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낮과 밤의 두 얼굴을 가진 386이었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위선의 탈 속에 모든 것을 감출 수는 없다”고 개탄했다.
한나라당의 같은 또래 정치인들 역시 유구무언(有口無言)이었다.
남경필(南景弼·35)의원은 “한마디로 괴롭고 씁쓸하다. 그동안 과대포장됐던 386의 거품이 걷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선자들도 “국민의 기대가 큰 만큼 도덕적으로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오세훈·吳世勳·39) “우리 주장에 대한 신뢰가 깨질지 걱정이다”(김영춘·金榮春·39)는 우려를 내비쳤다.
이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문은 전문성을 키우는 등 내실을 기하라는 데 모아졌다. 한 정치학 교수는 “386 세대 정치인들이 이벤트나 언론의 찬사에만 귀 기울인다면 과거 한때 ‘젊은 피’로 주목받다가 잊혀져간 수많은 선배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며 내실을 다질 것을 충고했다. 참여연대 박원순(朴元淳)사무처장은 “이번의 ‘쓴 경험’을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 개혁추진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