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후 대폭 개각 전망▼
○…과거에도 낙천, 낙선인사들의 구직(求職)로비가 있었지만, 이번엔 현역의원들이 더 열심이다. 현역들의 로비전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예상되는 당정 개편이 큰 폭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임기후반에 접어드는 만큼 이번에 내각에 들지 못하면 영원히 기회가 오지 않을지 모른다”는 중압감이 겹친 때문인 것 같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지적.
당내에선 최재승(崔在昇) 유재건(柳在乾) 김한길의원 등이 문화관광부 장관 자리에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는 등 벌써부터 하마평이 무성. 장재식(張在植) 김원길(金元吉)의원은 경제부처장관에 거론되고 있으며 원외의 노무현(盧武鉉)지도위원은 이미 여권 핵심부에서 입각대상으로 검토중이라는 전문.
이 과정에서 일부 인사는 이른바 ‘실세’들을 찾아다니며 “도와달라”며 노골적인 로비를 펴고 있다는 소문. 한 핵심관계자는 “중진의원들의 경우 최고위원이 아니면 장관이라도 해야 체면이 선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
▼낙선자들은 산하단체에 군침▼
○…원외 인사들의 ‘취직 로비’도 만만치 않다. 총선 때 낙천, 낙선 등으로 밀려난 인물들이 50여명이나 대기하고 있지만 후속 자리는 얼마 되지 않아 ‘바늘구멍’의 양상.
지금까지 자리를 확보해 나간 낙선인사는 양성철(梁性喆·주미대사) 조홍규(趙洪奎·한국관광공사사장)전의원 등 10여명.
영입인사 중 낙천 혹은 낙선한 김진호(金辰浩)전합참의장 전성철(全聖喆)변호사 이상철(李相哲)전한통프리텔사장 이상룡(李相龍)전노동부장관 강봉균(康奉均)전재정경제부장관 등은 당내에서 특히 비중 있는 자리에 챙겨줘야 할 대상자로 꼽히는 인물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 일각에선 ‘친정체제 구축’ 등의 논리를 내세워 당 인사를 정부직에 적극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대두.
서영훈(徐英勳)대표가 26일 주례보고 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다음 개편 때는 가급적 당 관련 인사를 많이 기용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한 것도 같은 맥락. 그러나 이들의 희망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들. 서대표도 “내 말(건의)에 대통령께서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친정체제 구축론’이란 것이 특정인들의 경력관리나 취직을 위한 논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시각도 대두.
▼낙하산 인사 시비 불붙어▼
○…이런 가운데 해당 산하단체를 중심으로 ‘낙하산 인사’ 시비도 재연되고 있다.
조홍규전의원이 사장으로 내정된 관광공사의 경우 노조간부 10여명이 29일 “95년 이후 5년간 사장이 다섯 차례나 바뀌는 ‘낙하산 인사’로 경영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사장인사 백지화를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
관광공사 외에도 여권의 낙선, 낙천인사들이나 사장이나 감사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은 정부 투자기관이나 산하단체도 노조를 중심으로 강력히 반발할 태세.
<윤승모기자>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