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충북 괴산과 대전 유성지역의 ‘6·8’ 지방선거 재 보선 지원을 위해 충청권 나들이에 나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최근 공조복원 움직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불만섞인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DJP회동’에 대해서도 JP는 “아직 그럴 심정이 안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자택을 찾아온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에게도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그는 소개했다.
그의 말엔 ‘총리추천과 공조복원은 별개이며 DJP회동에는 선결조건이 있다’는 뜻이 함축돼 있었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모호하기 짝이 없는 말이기도 했다.
수행 당직자들은 그래서 “안 그래도 ‘말바꾸기’로 민심이 흉흉한데…”라며 우려의 빛을 감추지 않았다. 이한동(李漢東)총재의 총리행으로 공조재개가 기정사실화된 마당에 이런 이중적 태도가 충청권 ‘민심회복’에 도움이 안된다는 논리였다.
실제 지역관계자들은 이번 재 보선 결과도 낙관할 수 없다고 전했다. 충북의 한 지구당위원장은 “청주에선 2곳의 도의원 선거에 희망자가 없어 후보조차 못냈다”며 “자민련 ‘동정론’을 얘기하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동떨어진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JP는 이날 “세상사엔 기복이 있는 법”이라며 강한 재기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또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문제에 대해서도 “당연한 상식을 이해 못한다면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으며 이를 큰 은혜나 주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동시에 겨냥했다.
<청주·대전〓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