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대사관 주변은 최근 한달 사이에 담주변에 늘어서있던 노점들을 모두 철거했다. 대사관 건물 안팎도 페인트칠을 하는 등 새 단장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베이징의 관측통들 사이에서는 “고귀한 분을 맞기 위한 영접행사가 아니었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1주일전부터 김국방위원장의 방문설이 조심스레 나돌았다. 이 때문에 일부 발빠른 관측통들이 북한측 관계자들과 접촉, 사실여부 확인에 나섰으나 “지금이 어떤 시기인데… 정신없는 소리”라는 핀잔을 듣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김국방위원장의 극비방문설에 대해 시인도, 강한 부인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김국방위원장의 방중을 묻는 질문에 “이 문제는 양국간에 협상중”이라며 사실상 부인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 내부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당중앙 대외연락부 북한담당 인사들이 평소와는 달리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김국방위원장이나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방문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29일 베이징 역앞에서 ‘사(使)133’이라는 북한대사관 번호판을 단 고급 세단 10여대가 보였다는 소문도 있다. 31일에는 김국방위원장 일행이 베이징의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떠나 귀국길에 올랐으며, 베이징과 선양을 잇는 철로구간에 경비가 강화됐다는 소식도 흘러나오고 있다.
비록 김국방위원장이 방중했다 해도 극비방문이라면 방문사실이 빠른 시일안에 확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당국은 특히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반도에 미칠 파장을 의식, 극도로 보안을 유지하는 게 관례다.
베이징의 소식통들은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2주 앞둔 시점에 김국방위원장이 전격 방중했다면 남북정상회담 이후 전개될 한반도 정세의 변화와 관련, 북한이 중국측의 지원과 협력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남북정상회담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