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원은 이날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기자실 마이크를 잡고 “냉전적 사고에 찌든 당론에는 승복하지 않겠다”며 이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김의원은 “‘국민이 환상에 젖어 있다’는 표현도 적절치 않다. 환상이 아니라 분단의 아픔을 풀기 위한 희망에 부풀어있는 것”이라며 “‘북한 사회간접자본(SOC)지원이 곧 북한 군사력 증강’이라는 치우친 인식을 갖고 있는 정당에 국민이 통일과업을 맡기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총재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내에 진보와 보수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알지만 총재에게 먼저 자신의 뜻을 알리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당론을 따를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재고해 달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 관계자들도 “상임위원장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김의원의 불만 표출이라고 본다”고 말했으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