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서리 청문회 여야 전략]

  • 입력 2000년 6월 19일 19시 11분


여야가 26, 27일 개최되는 이한동(李漢東)총리서리 청문회에 대비해 ‘창’과 ‘방패’를 갈고 다듬기 시작했다.

전운(戰雲)은 19일 청문회법안 국회통과에 앞서 벌어진 실랑이에서 이미 감지됐다. 여야는 오전까지만 해도 ‘청문회 위원들의 허위사실 또는 미확인 사실 질문금지’에 대한 징계조항 삽입에 합의했다. 그러나 본회의 직전에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총무단 합의가 뒤집히는 바람에 본회의가 늦춰지면서 첨예하게 대립했다.

공수(攻守)의 포인트는 분명하다. ‘창’을 쥔 한나라당은 이총리서리가 그동안 보여온 ‘말바꾸기’행태를 주 타깃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은 이총리서리의 발언을 △구 여당시절 △야당시절 △자민련 총재시절 △총선전 △총선후 발언으로 분류해 일관성 결여문제를 집중 추궁한다는 것.

한나라당은 또한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고조된 열기를 이용, 이총리서리의 ‘보수노선’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긍정적인 대북한관 간의 괴리를 집중 부각시켜 “DJ정권하의 총리로는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끌어낼 심산이다.

‘방패’를 든 민주당과 자민련은 19일 오전 특위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공동 대책회의를 갖고 한나라당의 ‘창’을 막아낼 묘수를 생각해 내느라 고심을 거듭했다.

특위위원들은 이총리서리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격이 △정치적 발언 △재산형성 △정치노선 등 세 방향으로 나눠서 진행될 것으로 보고 분야별 전담 마크맨을 둘 생각이다. 전담마크맨이 먼저한나라당의 예봉을 막아내면 다른 위원들이 사방에서 그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수비를 펼친다는 것.

민주당과 자민련은 한나라당이 이총리서리의 ‘일관성 결여’를 집중 공격할 경우 정치인으로서 이총리서리의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일화를 공개해 이를 상쇄한다는 전술도 세워놓고 있다.

또 ‘정치인 이한동’과 ‘총리 이한동’을 분리해 그가 총리로서는 최적임자임을 부각시키는 한편 “얄팍한 세태의 흐름에 영합하지 않고 개혁적 보수주의자로서 용기있게 보수층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고 말할 계획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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