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에서는 소설과 영화를 원용하거나 상황을 가정한 ‘튀는’ 질문이 속출.
자민련 이양희(李良熙)의원은 이규홍(李揆弘)후보에게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은 빵 한조각을 훔친 뒤 무거운 형벌을 받았는데 이후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
한나라당 유성근(兪成根)의원은 ‘신국론’을 원용, “알렉산더 대왕이 해적 두목을 잡아 ‘네 죄를 알렷다’고 하니, 해적이 ‘저와 대왕님 차이는 도덕의 크기뿐입니다’라고 말했다. 해적 입장에서 말해 달라”고 질문.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의원은 “영화 ‘쇼생크 탈출’을 봤느냐”고 물으면서 재소자의 인권 문제를 거론. 같은 당 김용균(金容鈞)의원은 “임수경씨가 평양에 갔다 오면 보안법 위반이고, 대통령이 갔다 오면 아닌 것을 어떻게 보느냐”고 묻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판사 재직 당시 오판으로 사형을 선고한 뒤 출가한 효봉스님을 거론하면서 사형제도 존폐에 관한 질문을 하기도.
○…대법관 후보자들은 모두 발언에서 한결같이 부모에 대해 길게 언급해 눈길. 이규홍후보는 “부모님 모두 근면 성실했다. 나는 부모님의 헌신적 사랑속에서 올곧게 성장했다”고 말했으며, 이강국(李康國)후보도 “가친은 서민들을 위해 무료 변론을 많이 했으며, 모친은 가난한 사람만 보면 쌀과 옷가지를 나눠줬다”고 언급. 손지열(孫智烈)후보는 “30년전 아버님(대법관 출신)이 계셨던 자리에 서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대검 차장 출신인 민주당 이원성(李源性)의원은 “독일의 경우 법원이 수사상 필요하다면 대체로 구속 여부를 검찰에 맡기고 있다. 법원이 피해자 입장에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며 영장실질심사제와 관련해 검찰측 입장을 두둔.
한나라당 윤경식(尹景湜·충북 청주 흥덕)의원은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지역 안배가 현실적으로 작용하는데 그동안 충남 출신은 여러 명 있었지만 충북 출신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
<공종식기자>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