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인사청문회 표정]與 '유서대필' 강압수사 의혹따져

  • 입력 2000년 7월 7일 19시 17분


7일 이틀째 계속된 대법관 인사청문회는 쟁점이 없었던 전날 분위기와 달리 일부후보들의 ‘전력(前歷)’이 공방의 쟁점으로 부각돼 초반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과거 유서대필사건 등 대형사건 수사를 맡았던 검사출신의 강신욱(姜信旭)후보는 집중 검증대상이 됐다.

○…강신욱후보에 대한 청문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은 ‘고관집 절도사건’의 외압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지며 이를 정치쟁점화하려는 자세를 보여 눈길.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유서대필사건’의 증거인멸 여부 등을 집중 추궁.

특히 유성근(兪成根·한나라당)의원이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의 서울집에 대한 현장검증을 안한 이유 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민주당의원들은 “청문회 취지에 어긋나는 발언”이라고 항의하는 등 실랑이.

○…여야 의원들은 이날도 나름대로의 철저한 준비를 과시하는 질문공세를 벌여 눈길. 이재오(李在五·한나라당)의원은 이날도 각 후보의 집 사진을 제시하며 부동산중개소에서 파악한 구체적인 집값까지 제시하며 재산형성과정을 집중 질문. 이에 박재윤(朴在允)후보는 웃으며 “안 그래도 (집을 조사하러) 오셨다는 말을 들었다”고 여유있게 대응.

유성근의원은 6일 ‘신국론’을 인용한 데 이어 이날도 존 롤스의 ‘정의론’ 내용을 발췌해 정권의 편파 보복수사를 비판. 또 386세대 변호사 출신인 송영길(宋永吉·민주당)의원은 시종 민주화운동 등 시국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왜곡된 판결을 추궁.

○…청문회 시작부터 여야 의원들은 “전날 후보들처럼 ‘적절치 않다’는 등의 소신없는 답변을 피해달라”고 주문했고 후보들도 나름대로 자신의 소신을 피력.

박재윤후보는 일본문화개방에 대해 “미국 프랑스문화와 달리 일본문화라는 이유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답한 뒤 공무원노조에 대해 “현재의 직장협의회가 건전하게 자리잡은 뒤 점차적으로 노조를 허용해야 한다”고 답하는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개진. 그는 또 존경하는 선배법관 중 한 사람으로 초임시절 부장판사였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꼽기도.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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