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권오을의원 '친북세력' 발언 파문…국회 한때 정회

  • 입력 2000년 7월 13일 18시 26분


여당 긴급대책회의
여당 긴급대책회의
국회는 13일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을 벌였으나 청와대를 ‘친북세력’에 비유한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경북 안동)의원의 발언으로 여야가 강경대치, 본회의가 정회되는 등 한동안 파행 운영됐다.

이날 소동은 북한의 이회창(李會昌)총재 비방 발언으로 촉발된 ‘남북 갈등’이 남한 내 정치권의 갈등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서 향후 정치적 파장은 물론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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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의원은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최근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총재를 ‘이회창놈’이라고 비방한 데 대한 정부 대응이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면서 “청와대가 언제부터 친북세력이었느냐”고 되물었다.

권의원은 또 “(남북정상회담) 2박3일만에 (북한과) 만리장성을 쌓았느냐”며 “도대체 북한에 어떤 약점을 잡혔기에 그런 저자세를 취하고 있느냐”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청와대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천정배(千正培)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권의원의 발언은 비열한 용공음해”라고 항의, 본회의가 정회됐다.

민주당은 정회 직후 의원총회와 원내대책회의를 잇따라 열어 이총재의 사과와 권의원의 사과 및 발언취소, 속기록 삭제를 요구했다.

여야는 오후 총무접촉에서 수습방안을 논의, 전날 이총재의 대북태도를 거론한 남궁진(南宮鎭)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한나라당에 유감의 뜻을 표시하고 권의원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기로 하고 본회의를 속개했다.

이에 따라 남궁수석은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과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남북문제 담당자들이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 와전됐다.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 권의원도 본회의에서 “친북발언을 용공으로 받아들였다면 유감”이라고 사과했고 문제발언은 속기록에서 삭제됐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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