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남북간 체제경쟁이 한창이던 70년대와, 남쪽이 경제면에서 상대적으로 앞서 북측의 불만이 강했던 80년대, 북한 핵문제로 들끓던 90년대 초반에는 비난의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다.
북한은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에 대해서는 5·16혁명을 거론하며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박정희 역도’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했다.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 집권시절이던 80년대 초반에는 광주사태를 거론하며 ‘살인마’라고 불렀다.
또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북한 핵위기 과정에서 대북 강경책을 추진하자 ‘김영삼 놈’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대통령의 ‘햇볕정책’ 때문에 원색적인 비난을 삼가는 것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비난을 안한 것은 아니었다.
평양방송은 99년 2월 현정부 출범 1주년에 즈음해 “남조선 집권자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한미연합사를 찾아가 통일 후에도 주한 미군역할이 계속되어야 한다면서 친미사대 본성을 노출하였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은 또 정상회담 전까지만 해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햇볕정책’에 대해 “누가 누구의 외투를 벗기려 한다는 말이냐, 햇볕정책은 위장된 ‘흡수통일’전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신랄하게 비난해 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행태에 대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특정 정치지도자에 대한 비난을 통해 내부결속을 다지고, 남한의 분열을 기도하려는 의도 △북한 내부에서의 대남 선명성(충성)경쟁 등으로 인해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