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국회법 개정안 날치기 처리에 반발해 본회의장에서 농성하려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진입에 실패하자 건너편 예결특위 회의실로 몰려가 민주당과 자민련 의원들만으로 속개 중이던 회의를 거칠게 방해하면서 비롯됐다.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를 비롯해 김문수(金文洙) 신영국(申榮國) 김홍신(金洪信) 의원 등 야당 의원 7, 8명은 자민련 김학원(金學元)의원이 질의하고 있던 단상으로 올라가 장재식(張在植)위원장에게 예결특위 단독 운영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자
김학원의원이 “지금 질의중인데 이게 무슨 무법천지냐”고 항의했고, 이에 한나라당 신영국의원이 “야당 없이 왜 회의를 하나. 여당이 언제 법으로 했나”고 응수하면서 회의장은 순식간에 막말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누구 마음대로 깽판을 쳐.”(배기선·裵基善·민주당), “날치기는 왜 해.”(남경필·南景弼·한나라당), “이리 와서 말해 봐.”(함승희·咸承熙·민주당), “당신이 이리와 봐.”(남경필), “완전 깡패정치야.” “그쪽은 무법정치야.”
막말이 좀처럼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단상에서 사회를 보던 장재식위원장이 나섰다. 장위원장은 “악 좀 쓰지마. 누가 주먹으로 할 사람 있으면 나와 봐. 나하고 1 대 1로 해보게”라며 이들을 제지한 후 서둘러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후에도 여야 의원들간에는 한동안 험한 말이 오갔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