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항공유 구매비리 육군준장-대령 구속

  • 입력 2000년 7월 26일 18시 56분


국방부 조달본부의 ‘군항공유 바가지 구매사건’과 관련해 26일 현역 장성 1명과 대령 1명이 구속됐다.

국방부 합동조사단(단장 김시천·金時千육군소장)은 이날 국내 정유 5사로부터 민간항공사보다 비싼 가격으로 군항공유를 구입해 수백억원대의 예산을 낭비한 조달본부 전 물자부장 유모 준장(56)과 전 물자과장 박모 대령(48)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 [석유시장 변화 중간점검]정유사 '검은 담합' 수술대에

합조단은 유준장이 98년 4월 항공유 구매와 관련해 정유업체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것을 밝혀내고 금품을 더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합조단은 또 99년도 계약분과 관련해 전 현직 장성과 영관급 장교 등 6명을 소환 조사중이며 이들과 정유업체 간의 유착 의혹 등을 파헤치기 위해 계좌 추적도 병행하고 있다.

합조단에 따르면 유준장과 박대령은 98년 각각 조달본부 물자부장과 물자과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국내 정유업체들과 군항공유 구매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연간 고정가격을 적용해 ℓ당 92.23원 비싸게 계약을 체결하고 민간항공사보다 574억7000만원을 더 지급했다. 이 중 수송비 등 부대비용을 제외하면 300여억원의 국고손실을 보게 했다는 것이다. 김단장은 “유준장 등은 98년 군용 유류 계약시 거래 실례가격을 원가에 적용토록 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지 않고 당시 관례적으로 적용해오던 연간고정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해 엄청난 국고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현역과 군무원 수사과정에서 유류업체와의 뇌물수수 및 유착혐의가 밝혀지면 경찰과 공조수사를 하겠다”면서 “만약 조달체계상의 윗선까지 혐의가 포착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