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치기정국]野 정창화총무 '왕따'…당내 질책 봇물

  • 입력 2000년 7월 27일 18시 46분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원내총무가 국회법 개정과 관련된 잇단 실언(失言)으로 주요 당직자들로부터 공개 질책을 당하는 등 사실상 ‘왕따’처지가 됐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7일 정총무가 ‘국회법 개정문제를 이회창총재와 협의했다’는 발언으로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밀약설을 증폭시킨 데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이총재는 “원내 사령탑인 총무가 지도부를 의심하게 하는 말들을 해서 되느냐. 설사 개인 의견이 당론과 다르더라도 당론을 따라야 의원들을 통솔할 수 있지 않느냐”고 꾸짖었다.

이에 정총무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총재는 “총무가 매듭지어야 할 일이 많다. 지금은 사퇴 운운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서 일을 잘 수습하라”며 반려했다.

이에 앞서 당3역 회의에서도 정총무를 성토하는 발언이 줄을 이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정총무가 참석하기 전에 공개적으로 “당론을 제일 잘 지켜야 할 사람이 통제력을 잃으면 어떻게 하나.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낫지”라며 정총무를 사퇴 쪽으로 몰고 갔다.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도 “총무께서 요즘 너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 같다”며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여 정총무는 이래저래 사면초가(四面楚歌) 신세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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