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포기說 믿을만한가?…WP紙 보도이후 다시 관심

  • 입력 2000년 8월 6일 19시 21분


“쉽게 믿을 수는 없지만 계속 주목하지 않을 수도 없다.”

지난달 19일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정상회담 이후 국제적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조건부 미사일 계획 포기설’에 대한 정부관계자의 말이다. 계속되는 ‘포기설’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지만 북한의 미사일계획에 모종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일 시

내 용

출 처

2000.8.3

북한은 다른 나라들이 매년 2, 3기의 인공위성을 대신 발사해줄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계획을 포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러시아측에 비밀서신으로 전달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지

7.28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어떤 조건 하에서 미사일계획을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 조건이 무엇인지 재고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앞으로 확인해 나가야 한다.

외교부 당국자,태국 방콕 한미외무장관회담 직후

7.22

국제사회가 북한이 인공위성을 외국에서 매년 1, 2회 발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경우 북한은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

7.19

방북중인 푸틴러시아대통령은 어떤 조건이 받아들여진다면 평양측이 미사일개발계획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AFP

(모스크바 발)

7.19

푸틴대통령은 “김정일국방위원장은 외국의 로켓추진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오직 평화적인 우주개발 연구에만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인테르팍스

(평양 발)

7.13

미사일 수출을 중단하는 경우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미국이 연간 10억달러를 보상해야 한다.

장창천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는 3일 “북한이 최근 비밀서신을 통해 ‘매년 2, 3기의 인공위성을 대신 발사해줄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계획을 포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러시아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해 다소 잠잠하던 ‘포기설’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인공위성 2, 3기 발사’와 ‘ICBM계획 포기’가 북한 입장에서 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이냐 △북한이 미국과 협상중인 미사일 문제에 자꾸 러시아를 개입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북한은 과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식의 미사일문제 해결을 바라는 것인가 등의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과의 미사일 협상에서 수출 중단 대가만으로 3년간 매년 10억달러씩을 요구하고 있는 북한이 미사일계획을 그처럼 쉽게 포기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고 따라서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를 반대하는 러시아측의 ‘국제여론몰이용’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또 북한의 흑연감속형원자로를 폐쇄하는 대신 한미일의 컨소시엄 형태로 경수로형 원자로 2기를 건설하는 KEDO 방식은 한미일의 공동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지만 ICBM의 포기는 미국의 안보에만 관련된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 외교안보연구원 김덕주(金德柱·국제정치학)교수는 “예상되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리하고 대비책을 미리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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