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기용이 유력시되는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이 5일 오후부터 잠적했다. 진장관은 토요일인 이날 오전 예산편성보고를 받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처리한 후 오후 2시반 경 퇴근하면서 “개각 발표가 날 때까지는 집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행비서는 물론 관용차 운전사에게도 자신의 행선지를 밝히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의 가족들은 6일밤까지도 막연히 “지방에 간 것같다”고만 말했다.그의 잠적은 과거 개각 때와는 다른 모습. 그는 지난해 5월 개각 때에는 공개리에 경기 팔당에 쉬러 갔고 금년 1월 개각 때는 집에서 취재차 찾아온 기자들과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였다.따라서 그의 잠적은 이번 개각에 그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획예산처 주변에서는 그가 이미 모종의 통보를 받고 서울시내 모처에서 새 경제팀 운용 등 개각 후에 대비한 구상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가 과장급 이상 간부가 전원 참석한 가운데 매주 토요일 오전에 열리는 간부회의를 돌연 취소한 것도 주초 이임식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교육-송자 "정식통보없다" 여운▼
유력한 교육부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송자(宋梓)명지대 총장은 7일 밤 “책임있는 사람으로부터 교육부총리를 맡으라는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총장은 “인사는 결재 단계에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인사는 정식으로 발표하기 전 미리 이야기하기 힘들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송총장은 교육 개혁에 대해 “모든 나라가 교육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개혁을 이뤄내느냐는 것”이라며 “학생과 교사 모두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신의 교육관을 피력했다.
송총장은 또 교육부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이 1년 안팎인 현실을 지적하며 “교육은 어떤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늦어도 한 학기 이상이 걸려 교육부 장관의 임기는 최소한 2년은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송총장은 연세대 교수 출신 교육부 장관이 많은 것과 관련해 “연세대가 서양 교육시스템을 일찍 받아들여 현대 교육을 주도했고 개혁 마인드가 있어 그런 것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송총장 부부는 이날 연세대 후배 교수 부부와 저녁 식사를 같이하며 일상적인 하루를 보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