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인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을 대신해 공식논평을 낸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김대중(金大中)정권 인재풀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소리만 요란했지 개혁,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속빈 강정’식 인사였다”고 폄하했다.
장부대변인은 특히 “이중 국적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송자(宋梓)교육부장관과 장영철(張永喆)노사정위원장의 임명은 납득할 수 없다”며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의 유임은 국정원의 존립 의미를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대했던 경제부처도 실패한 경제정책을 입안한 책임의 연장선상에 있는 인물들이 자리만 옮겨 앉은 셈이다”고 비난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총재는 이날 장부대변인이 작성한 논평 원고를 꼼꼼히 훑어본 뒤 공감하는 표정으로 말 없이 혀만 찼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진념(陳稔)재정경제부장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점. 경제대책특위위원장인 이상득(李相得)의원은 “지금으로서는 제일 낫다”고 말했고 김만제(金滿堤)정책위부의장도 “거론되는 사람 중 제일 적임자”라고 말했다.
두 의원은 그러면서도 “다른 것보다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정치성을 띠지 말기를 바란다. 정부가 현대에 약한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 아니냐”(이상득), “현대사태 등 까다로운 문제가 많아 관료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처리해야 할 텐데, 진장관이 그럴 수 있을지 걱정이다”(김만제)고 충고했다.
반면 이한구(李漢久)제2정책조정위원장은 “추경예산안을 국회가 심의하기도 전에 행정부가 먼저 집행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버티던 인물 아니냐”며 진장관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렸다.
한나라당은 사회 문화 분야에 대해서도 개편의 폭은 컸지만 그 의미를 찾기 힘들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경재(李敬在)제3정조위원장은 “보건복지부장관에 임명된 최선정(崔善政)노동부장관은 보건복지부 차관 시절 의약분업을 준비 없이 강행 추진했던 인물이어서 의료대란 수습에 적합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팀의 전원 유임에 대해서도 ‘엄격한 상호주의 준수 등 남북 문제에 대해 우리가 그동안 제기해온 조언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신국환(辛國煥)산업자원부장관 기용 등 자민련 배려와 관련해서도‘마음에 없는 억지 춘향식 인사’라고 꼬집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