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개각/새 경제팀 과제]"現代사태 조속한 해결을"

  • 입력 2000년 8월 7일 19시 41분


새 경제팀은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구원 투수’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와 현대그룹의 ‘힘겨루기’를 조속히 정리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게 ‘발등의 불’로 꼽히는 것.

시장은 일단 외견상으로는 새 경제팀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냈다. 개각 발표를 한 7일 종합주가지수는 34포인트 넘게 곤두박질쳤다. 새 경제팀의 구성과 성향에 대해 투자자들이 별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해석도 나올 만한 하락세였다. 집권 초기에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경제팀에 비해 개혁성향이 뒤진다는 평가도 나왔다. 적어도 전 경제팀보다는 개혁의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대다수의 증권전문가들은 개각과 지수하락을 직결시키지 않았다. 개각은 그동안 충분히 예고된 사안이었고 어떤 인물이 기용되더라도 구조조정의 기존 틀을 벗어나기는 힘들다는 점을 모든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

▽현대사태 조기해결 요구〓증권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 하락 원인으로 현대가 구조조정안 발표를 차일피일 미룬 점을 꼽았다. 정부와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이 투매 양상까지 보였다는 것.

따라서 새 경제팀의 당면 현안은 현대사태 해결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새 경제팀은 현대사태를 푸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KTB자산운용 장인환(張寅煥)사장은 “현대문제를 조기에 매듭짓지 않으면 금융시장이 회복 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조조정 완결이 과제〓현재 증시는 주변 여건이 나빠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호재를 반영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은행권 역시 구조조정의 급류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금 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

굿모닝증권 이근모(李根模)전무는 “새 경제팀은 부실기업의 퇴출 여부를 분명하게 시장에 알리고 그 이후 금융구조조정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젠트자산운용 이원기(李元基)사장도 “현 정부 집권 이후 수행해야 할 구조조정의 목록은 이미 제시돼 있기 때문에 이를 밀고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증권전문가는 “새 경제팀은 옛 경제팀이 한가지 사안에 대해 일관성 없는 발언을 해와 정책조율이 꼬였다는 지적을 곰곰이 되씹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경제팀이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정치권이나 업계의 입김에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염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재계의 반응과 기대〓재계는 신임 경제 각료들이 대부분 실물 경제에 밝다는 점을 강조하고 현장을 중시하는 경제정책을 펼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현대측은 “진념(陳稔)장관은 한때 기아자동차 경영을 맡았던 만큼 기업사정을 잘 알고 이근영(李瑾榮)금감위원장도 무난한 인물”이라고 평해 새 경제팀과 원만한 관계를 바라는 듯한 분위기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개혁을 무리없이 마무리하는 데 경제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남북 경협사업에서도 우리 경제 현실에 부합하는 민관합동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새 경제팀에 바라는 증권전문가들의 요구
-이근모전무(굿모닝증권)장인환사장(KTB자산운용)이원기사장(리젠트자산운용)이종우차장(대우증권)
새 팀의 역할구조조정 완결구조조정 마무리구조조정 강력 추진기존 정책 유지
최우선 과제현대사태 해결현대사태 해결현대사태 해결현대사태 해결
구조조정 추진순서①기업 ②금융①기업 ②금융①기업 ②금융①기업 ②금융
기존 팀 극복 방안외풍에 동요말라정부관료 장악일관성있는 정책정책 혼선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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