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김영남위원장 유엔서 내달6일 회담

  • 입력 2000년 8월 8일 18시 47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북한의 ‘국가원수(head of state)’인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다음달 6일부터 8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은 ‘21세기 유엔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밀레니엄 정상회의 첫날인 6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이 회담은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되새기고 ‘6·15공동선언’의 실천 노력을 평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태국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북한간의 첫 외무장관회담이 열린 데 이어 유엔에서 남북한의 국가원수가 회담하게 됨으로써 국제무대에서의 남북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한반도 정세 △남북한간의 외교협력 방향 △남북 경제협력문제를 포함한 제반 현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는 162개국의 국가원수 또는 정부수반이 참석할 예정이며사상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로 남북 국가원수간 회담은 남북 화해와 협력을 국제적으로 과시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클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들은 말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방콕에서 사상 첫 북―미 외무장관회담을 가졌던 북한의 백남순(白南淳)외무상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도 밀레니엄 정상회의 기간 중 두번째 외무장관 회담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지난번 방콕회담은 미국이 ‘테러 지원국’ 지정 해제 등을 요구하는 북측에 대해 선결조건을 내놓은 자리였으므로 이번 유엔 회담에서는 북측이 미측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아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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