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북-미 테러회담 생산적"

  • 입력 2000년 8월 11일 16시 25분


미국 국무부는 11일 평양에서 이틀간(9∼10일) 열린 미국과 북한의 테러 회담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마이클 시헌 국무부 테러 담당 대사와 북한의 김계관(金桂寬)외무성 부상간의 회담에서 북한이 미국의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기 위해 취해야 조치들이 논의됐다"며 "양측은 추가 회담을 가질 것을 기대하고 있으나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이 언급한 조치 가운데는 70년 일본항공(JAL)의 '요도호'를 납치한 일본 적군파 추방 문제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테러를 지원하지 않겠다면서 테러범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적군파 추방을 가장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테러 포기를 입증하는 증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의해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된 국가가 명단에서 빠지려면 해제 발효 희망일 45일전까지 최근 6개월간 국제테러를 지원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지원하지 않을 것을 보장해야 한다.

바우처 대변인은 북한이 적군파 요원 3명을 추방하기로 동의했는지를 묻는 질문엔 "현재로선 새로운 진전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아직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는 못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3월 뉴욕 회담에 이어 2번째로 열린 테러 회담을 통해 북한이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졌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은 87년 북한의 대한항공(KAL)여객기 테러사건 이후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기 위한 조건으로 테러 포기 선언, 적군파 요원 추방, 테러 금지를 준수하는 국제규약 가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부형권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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